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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 상권 위기, 공실률 95%의 현실

by 선뜻 2025. 5. 9.

서울 동대문은 한때 도소매 패션의 중심지로 명성을 떨쳤지만, 2025년 현재 공실률 95%라는 충격적인 수치를 기록하며 상권이 붕괴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동대문 상가의 높은 공실률이 발생한 원인, 상인과 투자자들이 겪는 현실적인 문제, 그리고 앞으로의 대응 방안을 심층적으로 다루어 봅니다.

텅빈 동대문을 상상해본 이미지

유통 환경 변화와 동대문 붕괴

동대문 상권이 지금처럼 심각한 공실률을 기록하게 된 데에는 ‘유통 환경의 급변’이 핵심 원인으로 지적됩니다. 특히 온라인 쇼핑의 폭발적인 성장과 함께, 도소매 유통 구조가 급속도로 간소화되면서 전통적인 오프라인 상권이 설 자리를 잃고 있는 것입니다. 과거 동대문은 전국 의류 소매상들이 물건을 떼러 몰려들던 핵심 유통 지였지만, 지금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실시간으로 상품을 확인하고 주문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스마트폰 하나로 거래가 이루어지는 구조 속에서, 직접 발품을 팔며 매장을 돌아다닐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이에 따라 상인들의 방문은 점차 줄어들었고, 상가의 회전율은 현저히 낮아졌습니다. 게다가 소비자들도 이제는 오프라인 쇼핑보다 온라인 쇼핑을 선호합니다. 빠른 배송, 편리한 결제, 리뷰 기반 신뢰 형성 등 온라인 쇼핑이 제공하는 이점은 전통 상권의 매력을 크게 떨어뜨렸습니다. 특히 MZ세대 소비자들은 동대문 특유의 ‘가격 흥정 문화’나 현장 중심 구매 방식에 익숙하지 않으며, 오히려 불편함을 느끼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변화는 단순히 한두 해의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인 전환을 의미합니다. 동대문 상가는 이러한 흐름에 적응하지 못하고, 낡은 방식만을 고수한 결과, 현재와 같은 초고공실률이라는 심각한 위기를 맞이하게 된 것입니다.

임대인과 소상공인의 이중고

동대문 상권의 공실률이 높아지면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사람들은 바로 임대인과 소상공인입니다. 임대인들은 매달 들어오던 고정 수입이 사라지면서 세금과 관리비, 대출이자 등을 스스로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고, 소상공인들은 낮은 유동 인구와 매출 하락으로 심각한 생계 위협에 직면해 있습니다. 특히 임대인들의 경우, 202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동대문 상가는 ‘철밥통’으로 불릴 만큼 수익성이 높았습니다. 하지만 2023년을 기점으로 공실이 늘기 시작하더니, 2024년을 지나 2025년에 이르러서는 전체 상가의 90% 이상이 비어 있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했습니다. 상가 매입을 위해 대출을 이용한 투자자들은 매달 이자만 부담하며 속앓이를 하고 있고, 상가를 팔려고 해도 수요가 없어 팔리지 않는 악순환에 빠져 있습니다. 소상공인들의 처지도 만만치 않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회복되지 못한 채 운영을 이어가던 점포들이 줄줄이 폐업하고 있으며, 하루 유동 인구는 과거의 30%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손님은 없고 임대료는 유지되니, 결국 버티지 못하고 점포를 정리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는 것입니다. 더 큰 문제는 이 사태가 단기간 내 해결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신규 창업자는 동대문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기존 점포의 공실이 늘수록 상권 전체가 황폐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회복을 위한 대응 방안은?

이처럼 위기에 처한 동대문 상권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합니다. 단순히 공실을 채우는 차원의 임시방편이 아닌, 상권 자체의 경쟁력을 다시 구축하는 장기 전략이 요구됩니다. 우선, 유통 구조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온라인 연계형 상가 운영’이 절실합니다. 오프라인 매장에 디지털 요소를 결합하고, 실시간 재고 조회 및 온라인 주문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도매상과 소매상 간의 효율적인 연결을 복원할 수 있습니다. 또한, 동대문 상권의 이미지를 ‘전통 시장’에서 ‘창의적 유통 허브’로 바꾸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패션 스타트업과의 협업 공간, 팝업 스토어 운영, 디자인 스튜디오 입점 등을 통해 젊고 혁신적인 콘텐츠를 유입시키면 새로운 유동 인구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시 정부 차원의 임대료 지원, 리모델링 비용 보조 등 실질적인 정책적 개입도 병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테마형 콘텐츠 개발도 고려해 볼 만합니다. 패션 역사관, 전통 봉제 체험, 야시장 활성화 등은 해외 관광객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으며, 기존 상권과 관광이 시너지를 내는 구조를 만들 수 있습니다. 변화는 하루아침에 일어나지 않지만, 방향성을 제대로 잡는다면 동대문 상권의 회복 가능성은 아직 남아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2025년 동대문 상권은 단순한 부진을 넘어 구조적 붕괴 직전의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공실률 95%라는 수치는 상권 전체의 리뉴얼 없이는 개선되기 어려운 현실을 반영합니다. 이제는 시대 변화에 맞는 새로운 유통 방식, 콘텐츠, 정책을 통해 동대문을 재정의해야 할 시점입니다. 지금이야말로 ‘변화’라는 키워드로 위기를 기회로 전환해야 할 때입니다.